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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답답할 때,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길러 준 인문학 책 8권

by 철학동경 2026.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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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쌓으려고 읽은 게 아니라, 삶의 기준을 다시 세우고 싶어서 읽었습니다.

오늘은 제 나름대로 인문학 책들 중에서 진짜 손꼽을 수 있는 책 8권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순위를 매기긴 했는데, 사실 순위는 큰 의미는 없어요. 다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책들이거든요. 다만 각자 취향이 다르니까, 어떤 분께 어떤 책이 맞을지 감 잡으실 수 있도록 솔직하게 써볼게요.

한 가지만 먼저 말씀드리면, 오늘 소개하는 책들은 정보를 늘려주는 책이 아니에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게 만드는 책들이에요. 인문학은 정답을 주는 게 아니라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든요. 그게 제가 인문학 책을 꾸준히 읽는 이유이기도 해요.


8위

모두를 위한 철학 입

사사키 아타루 지음

사사키 아타루라는 이름, 생소하신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일본 철학자인데요, 대표작으로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이 있어요. 저는 그 책을 정말 좋아하는데, 솔직히 전작들은 꽤 맵고 어려웠거든요.

근데 이번 신간은 달라요. 진짜 놀랄 만큼 쉽고 가볍고 예뻐요. 디자인도 귀엽고, 철학책이 처음이신 분들한테 딱 맞는 책이에요.

어려운 사상가도 없고, 복잡한 이론도 없어요. 그럼에도 사사키 아타루는 아주 담담하게 말해요.

"철학은 결국 죽음을 배우는 일이다."

"인생은 '일단'과 '어쩌다가'가 합쳐진 우연의 연속일 뿐이다."

이런 문장들, 들으면 뭔가 '오' 하고 가슴에 콱 박히지 않나요? 올해 가장 얇지만 가장 묵직한 질문을 던진 책이에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철학이 처음이신 분, 삶과 죽음에 대해 막연하게 궁금하신 분

7위

초역 채근담

홍자성 지음

삶에서 직접 써먹을 수 있는 고전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채근담을 꼽아요.

채근담은 단순한 잠언집이 아니에요. 도교, 불교, 유교가 다 합쳐진 고도의 심리학 책이라고 보시면 딱 맞아요. 특히 요즘처럼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서 나 자신을 잃기 쉬운 시대에, 이 책은 '성공하는 법'이 아니라 '성공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는 법'을 가르쳐줘요.

동양 고전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고, 한자어도 많고, 예스러운 말투 때문에 진입장벽이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 초역 버전을 특히 추천드려요. 올해 초에 《초역 부처의 말》이 엄청 인기였잖아요. 그 책이랑 느낌이 정말 비슷해요. 평이한 현대어로 쓰여 있고, 재치도 있고 재미있어요. 짧게 짧게 구성되어 있어서 필사하기에도 최고예요.

솔직히 웬만한 자기계발서보다 인생에 더 도움이 됐어요. 올 한 해 가장 많이 뒤적거린 책이기도 해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인간관계에 지쳐서 숨통이 트이는 책을 원하시는 분, 2026년을 더 잘 살고 싶으신 분

 

6위

삶의 실력 장자

최진석 지음

최진석 교수님은 대한민국 최고의 장자 전문가예요. 근데 저는 이 책을 '해설서'라고 부르기가 좀 뭐해요. 내 굳어버린 사고에 망치로 두드리는 것 같은 타격감이 있거든요.

앞서 소개한 채근담이 '힘내, 괜찮아'라고 토닥이는 느낌이라면, 장자는 달라요. 성공이라는 좁은 트랙 위에서 마구 달리고 있는 우리한테 "당장 탈출해!"라고 외치는 책이에요.

서양 철학자 중에서 니체를 좋아하신다면 장자도 분명히 좋아하실 거예요. 그 어떤 철학보다 일탈적이고 개혁적이거든요. 제가 인생이 바닥을 쳤을 때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위로가 아니라 장자의 유쾌한 해악이었어요.

장자 원문은 어렵고 난해한 편인데, 이 책은 전문가답게 쉽고 배경 설명이 탁월해요. 원문보다 이 책 먼저 읽고 감을 잡은 다음, 원문으로 넘어가는 걸 추천드려요. 최진석 교수님의 노자 철학 책도 함께 읽으면 더욱 좋아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세상의 기준에 지쳐버린 분, 사고의 틀을 완전히 부수고 싶으신 분

5위

편안함의 습격

마이클 이스터 지음

이 책, 이동진 평론가 추천 도서로 유명해서 많이들 보셨을 거예요. 저도 읽으면서 굉장히 반성을 많이 했어요.

한마디로 표현하면요, 스토아 철학에 니체를 더하고, 《도둑맞은 집중력》에 디지털 디톡스를 더한 느낌이에요.

"인생의 의미는 편안한 소파 위에서 발견하는 게 아니다. 극한의 한계 근처의 고통에서 발견된다."

우리 사실 너무 편하게 살고 있잖아요. 넷플릭스 보고, 배달 음식 시켜먹고, 물론 다 좋은데요. 근데 그렇게 편안함을 반복하다 보면 조용히, 아주 조용히 자기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해요.

"우리는 역사상 가장 편안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불행하다."

고통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고통을 제거하려는 집착이 문제라는 거예요. 이 책은 편안함에 중독된 우리한테 "정신 좀 차려"라고 호통을 치는 책이에요.

그래서 제 새해 목표 중 하나도 불편한 걸 더 많이 하자가 됐어요. 진짜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거든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새해 목표를 다시 세우고 싶은 분, 무기력하거나 뭔가 허한 느낌이 드시는 분

 

4위

먼저 온 미래

장강명 지음

장강명 작가님은 소설가로 유명하시죠. 근데 이 책은 소설이 아니에요. 소설가가 되기 전에 오랜 세월 기자로 활동하셨던 분이라, 이 책은 소설가의 상상력과 기자의 분석력이 합쳐진 책이에요.

읽기도 매끄럽고, 기승전결도 분명하고, 소설처럼 서사도 있어요.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바둑계에 먼저 도착한 미래에 대한 기록이에요.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과 가치를 어떻게 바꿔놓는지, 특히 창작자의 자리가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날카롭게 짚어요.

바둑을 몰라도 괜찮아요. 저도 잘 모르거든요. 그럼에도 읽으면서 진짜 무서웠어요. 올해 나온 수많은 AI 관련 책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책이라고 느꼈어요.

마지막 부분에서 작가가 조심스럽게 아내의 병에 대해 털어놓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읽고 나서 이 책을 더더욱 응원하고 싶어졌어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AI 시대를 제대로 직시하고 싶은 분, 창작자 혹은 글 쓰는 분

3위

이어령의 말

이어령 지음

고 이어령 선생님의 3주기를 기념해 나온 시리즈예요. 올해 1권, 2권 둘 다 출간됐는데 솔직히 둘 다 좋아요.

수백 권의 저작에서 가려 뽑은 에키스 같은 책이에요. 한국에서 인문학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어령 선생님만큼 독보적인 분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분의 철학은 어떤 사상에도, 어떤 시대 정신에도 귀속되지 않거든요. 자기만의 고유한 목소리로 세상을 기록하신 분이에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엄청나게 쉽고 재미있다는 거예요. 위트가 넘치고, 언어 유희처럼 문장을 비틀어요. "A는 B다"라고 했다가 "A는 B가 아니다"로 비틀고, 원인과 결과를 뒤집고, 사실과 비사실을 교차하면서요. 읽다 보면 이런 순간이 와요.

"어라?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가능하네? 왜 나는 지금껏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지?"

굳어버린 머리가 말랑말랑해지는 경험이에요. 짧고 깊은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필사하기도 좋고, 중간중간 선생님 사진도 들어 있어서 보면서 감동도 있어요. 두고두고 꺼내 읽기 좋은 책이에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익숙한 상식을 깨고 싶은 분, 가볍게 읽으면서도 깊은 생각을 하고 싶은 분

2위

청춘의 독서

유시민 지음

이 책은 리커버로 새로 나왔어요. 저는 이전에 나눔 이벤트로 드려서 지금 제 손에 책이 없는데요 😄 그만큼 제가 아끼는 책이에요.

앞서 소개한 《이어령의 말》이 세상을 다른 각도로 보게 해주는 책이라면, 이 책은 결이 달라요. 당신을 불편하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책이에요.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분이 있어요.

책을 아무리 읽어도 인생이 안 바뀌는 분.

왜냐하면, 사람은 편한 책을 읽을 때 바뀌는 게 아니거든요.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책을 읽을 때 바뀌어요.

이 책은 유시민 작가의 인생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책들, 실제로 인생을 바꿔놓은 책들을 소개해요. 목차만 봐도 "아, 이거 나 읽기 싫은데"라는 느낌이 드실 수 있어요. 근데 바로 그게 신호예요. 그 불편함이 드신다면 꼭 읽어보세요.

특히 요즘처럼 챗GPT도 있고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건, 정보 수집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에요. 내년 독서 리스트를 세우고 싶으신 분들, 이 책 먼저 읽고 여기 수록된 책들 따라 읽어보시는 것도 정말 좋아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책을 읽어도 삶이 안 바뀐다고 느끼는 분, 독서 리스트를 새로 짜고 싶은 분

🏆 1위

넥서스 (Nexus)

유발 하라리 지음

사실 작년 10월에 나온 책인데, 올해의 책으로 우겨서 넣었어요 😄

하라리의 책 중에서도 가장 시기적절하고, 가장 긴박하고, 어찌 보면 가장 무서운 책이에요. 출간 당시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타이밍이 겹쳐서 잠깐 주목받다가 밀려났는데, 그게 너무 아쉬웠어요. 분명히 읽을 가치 있는 책이거든요.

이 책의 키워드를 다섯 가지로 뽑으면 이래요.

연결 정보 신화 관료제 AI

한마디로, 정보 연결에 관한 책이에요. 우리는 흔히 정보가 진실이라고 믿잖아요. 근데 하라리는 말해요.

"착각하지 마라. 정보의 기본 속성은 진실이 아니라 연결이다."

우리가 어떤 정보를 봤을 때, '이게 얼마나 진실인가'가 아니라 '이게 얼마나 사람들을 잘 연결하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거예요. 내용이 방대하지만 결국은 AI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돼요.

"인공지능은 인간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요즘처럼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AI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신 분들께 딱 맞는 책이에요. 하라리 특유의 문장력 덕분에 읽는 재미도 있어요.

이런 분께 추천해요: AI와 기술 발전에 관심 있는 분,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통찰하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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