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읽다가 두 번이나 눈물을 흘렸던 책, 도덕경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도덕경이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중국의 철학자 노자가 남긴 아주 오래된 고전입니다.이미 다양한 번역본이 존재하고,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 책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읽은 책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작가 켄 리우가 번역한 도덕경입니다.솔직히 말하면, 저는 도덕경을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었고 켄 리우라는 작가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하지만 오히려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더 편하게, 아무 기대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
우리는 보통 철학책을 읽을 때 어떤 기대를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인생이 바뀌지 않을까,한 문장이라도 내 삶에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철학책을 찾아 읽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기대를 아주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만듭니다.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거나 깨달음을 강요하는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오히려 아무것도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조용히 던져줍니다.그래서인지 더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
책을 읽으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언어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노자는 일부러 모호하고 애매한 표현을 사용합니다.정말 중요한 것은 말로 완전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연결된 장자의 이야기 중 하나가 등장합니다. 수레바퀴를 만드는 장인의 이야기입니다.그 장인은 자신이 아는 것은 손으로 익힌 것이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이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늘 말과 글로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합니다.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들은 경험 속에서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때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나는 그동안 보이는 것에만 너무 집중하며 살고 있었구나.그래서인지 갑자기 감정이 올라오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우주의 관점에서 바라본 나의 삶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주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도덕경과 장자의 이야기, 그리고 켄 리우의 해석이 이어지면서이 거대한 우주 속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칼 세이건의 창백한 푸른 점이 떠올랐습니다.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먼지보다도 작은 점에 불과합니다.그 안에서 우리는 사랑하고, 싸우고, 고민하며 살아갑니다.
이 사실을 떠올리는 순간, 내가 그동안 붙잡고 있던 고민들이 얼마나 작았는지 느껴졌습니다.그리고 또 한 번 감정이 올라왔습니다.나의 문제를 가볍게 여기자는 뜻이 아니라,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깨달음
책 후반부에서는 인정 욕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우리는 무언가를 해내면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저 역시 그런 마음이 강한 편입니다.내가 한 일인데, 내가 알려준 아이디어인데, 왜 몰라줄까 하는 마음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책 속 이야기에서는 일을 마친 후에는 곧장 물러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무언가를 해낸 기쁨은 그 순간으로 충분하다는 것입니다.그 이상을 붙잡으려 할 때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왜 이렇게 인정받으려고 애써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리고 동시에 굳이 그러지 않아도 괜찮겠구나 하는 편안함이 찾아왔습니다.
삶이 단순해졌다는 것의 의미
이 책을 읽고 나서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달라졌습니다.복잡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조금씩 단순해졌다는 점입니다.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고, 모든 것을 잘하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삶은 생각보다 훨씬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도덕경은 저에게 그런 단순함을 조용히 알려준 책이었습니다.
혹시 지금 삶이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무언가를 더 하려고 하기보다조금 덜어내는 방향으로 생각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도덕경은 거창한 답을 주는 책이라기보다,이미 내 안에 있었지만 잊고 있던 편안함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책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렵지만 따뜻했고, 오래되었지만 이상하게 지금의 삶과 닮아 있었습니다.저에게 도덕경은 더 많이 얻기 위한 책이 아니라,조금 덜어내며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준 책이었습니다.